휴게실
대기업에 근무하지 않더라도 개발자라면 한번쯤 보안이 철저한 공장이나 연구소를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사전 예약 필수
연구소나 공장을 방문하려면 하루 전이나 당일날, 내부에서 직원이 방문 예약을 해 주어야 합니다.
주민등록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그리고 소속된 회사의 이름등을 초청자에게 알려 주어야 합니다.
출입자 교육
몇몇 공장에서는 출입자들에게 사전 교육을 실시 합니다.
교육은 보통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영상의 내용에는 카메라를 휴대하면 안되고,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메모리 칩 부분을 봉인 해야 하며, USB 등등의 저장매체를 휴대 하여서는 안된다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안에 들어가서는 여기도 가서는 안되고 저기도 가서는 안된다는 등등의 여러가지 안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소지 말아야 할 물품 등에 대한 안내입니다.
드물게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장을 건설 할 때 부터 보안을 해야 하는 곳이죠. 주로 반도체 공장이나 신소재 제조 공장 같은 곳들 입니다.
이런 곳들은 출입을 하게 되는 첫날에는 일하는 것을 아예 포기 해야 합니다.
일단 그런 공장은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좀 전에 밝혔던 보안 관련 교육 뿐 아니라 공사장 안전에 관련된 교육까지 받아야 합니다.
안전교육 이수자 만이 현장 출입허가가 나기 때문에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현장의 경우에는 복장에서도 문제가 생깁니다. 안전화와 각반에 화이바 및 보안경까지 착용해야 하고, 조금 더 심한 곳은 인근 병원에서 건강검진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문절차
이제 사전 교육까지 받았으니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정문을 통과 해야 합니다.
그 회사 직원이 아닌 이상 절대 쉽게 걸어 들어 갈 수 없습니다.
일단 출입증과 신분증을 교환 하여야 하고, 휴대전화에 여기저기 봉인 스트커를 붙여야 합니다. 혹시 노트북을 소지 하여야 한다면 절차는 더욱 까다로와 집니다.
모 반도체 공장의 경우에는 자신의 노트북에 백신 프로그램이 반드시 깔려 있어야 하며, 3일 이내에 전체 파일에 대한 검사를 한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이거 4~5 시간 걸리는 일이라 출입하려는 당일날 하게 되면 아침 일찍 공장에 도착 해도 오후 늦게나 들어가게 됩니다.
노트북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 하거나 여기저기 봉인 스트커를 부착 합니다.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그 프로그램이 노트북의 외부 연걸 포트들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차단합니다. 그리고 미리 승인을 한 포트에 대해서만 프로그램이 허가를 합니다. 허가한 포트에 대하여 모든 입출력 데이터를 기록합니다.
노트북의 시리얼 번호를 기록하고, 보안 프로그램까지 깔고 나면 드디어 출입문에 한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이제 공항 검색대 처럼 생긴 엑스레이 검색대에 자신의 소지품을 몽땅 놓고 몸 구석구석을 다시 금속 탐지기로 확인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USB 메모리 스틱 입니다. 검색대에서 이것이 발견 되면 일이 다시 복잡해 집니다. 들어갈 때에는 그나마 그냥 맡겨 놓고 가거나 넓다란 주차장을 가로질러 차에 놓고 오면 되지만 나올때 발견되면 범죄인 취급을 받습니다. 보안 담당자에게 잘못 보이면 우리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 수 도 있습니다.
구내
이렇게 해외 여행가기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입문 절차가 끝나면 이제 정말 작업장으로 가야 합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아주 다행입니만, 절차 복잡한 공장이나 연구소는 대부분 작업장까지 구내 버스를 타던가, 현장에서 다른 사람이 차를 가지고 픽업을 나와 주어야 합니다. 커다란 외부인 출입카드를 목에 걸고, 묵직한 노트북 가방 한손에 들고, 한 여름 땡볕이나 한겨울 매서운 바람속에 황량한 공장을 바라보면서 출세에 대한 욕구가 저절로 샘솟는 사람이라면 직업을 제대로 골랐고 아마도 성공할 확율이 높습니다만, 처량하게 집생각이나 나고, 집에 두고온 처자식이나 냉장고에 수박 정도 생각 난다면 인생의 루져가 될 확율이 더 높습니다.
반드시 체크 해야 할 일
담당 팀장의 보안 필증을 반드시 확보 해야 합니다. 이러이러한 일을 했고 이 일에 대하여 담당 팀장에 보안을 책임지겠다는 확인 도장을 받아 놓아야 합니다.
혹시 작업 시간이 늦어져 담당 팀장이 퇴근이라도 했다면 그날은 노트북을 공장에 맡기고 퇴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또 하기 싫다면 관련 자료를 공장 들어가기 전에 backup 해 두어야 합니다. 공장의 보안 담당자들이 보안을 핑계로 고친 파일들을 지워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스파이와 관련된 일들이 뉴스에 나올때 마다 한층 강화된 보안 절차가 등장 합니다.
저는 실제로 작업장에서 허가되지 않은 노트북을 사용하다가 불시에 덮친 보안 팀에게 노트북을 빼앗기는 광경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지 않으려면 사전에 미리 개발 작업을 철처히 하고,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