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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세율 인상이나 과표구간 조정 대신, 고소득층에 집중됐던 소득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방식의 '간접 부자증세'가 추진된다. 그간 총 34조원대(2010년 기준)에 달하는 근로소득 관련 감세 혜택의 87%를 상위소득 20% 계층이 챙겨왔는데, 이들의 소득공제를 평균 20%만 축소해도 연간 5조원 안팎의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3일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근로소득세 감면제도를 소득공제 중심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하위소득 계층의 세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상위소득 계층의 부담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공제는 소득이 많을수록 감면 혜택이 늘어나, 고소득층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김우철 교수가 최근 한국재정학회에 제출한 '소득세 비과세ㆍ감면이 소득재분배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소득공제 위주로 짜인 현행 근로소득 감면제도를 폐지할 경우 0.491이던 소득 지니계수가 0.478로 낮아지는 등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현재 전체 근로소득세 감면액(34조1,000억원)의 69.7%인 23조7,000억원이 상위소득 10% 계층, 87%인 29조원 가량이 20% 계층에 집중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상위 20%의 소득공제를 5분의 1만 줄여도 연간 5조원 이상의 세수 확대가 가능한 셈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재원(5년간 135조원)에서 세수 확대가 책임져야 할 54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한국일보 조철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