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온 직장인 윤 모씨(29)는 4년 전 10만원으로 가입하고 썩혀 두고 있던 주택청약종합저축에 1000만원을 한꺼번에 입금했다. 시중 은행의 예ㆍ적금 금리가 크게 떨어지자 묵혀 뒀던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연 4% 금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적금형 상품이지만 초기 가입자의 경우 잔액 기준 최대 1500만원까지 일시에 예치할 수 있다. 예금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정기예금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윤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연 5%대 정기예금이 많았는데 이제 3% 초반대 정기예금도 드물다"며 "최대 한도로 납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연 4% 이자를 보장하는 주택청약저축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다. 기존 가입자들은 가입 금액을 늘리고, 주택청약저축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3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올해 4월 말 잔액이 22조2000억원으로 전월(21조1200억원)보다 1조원 넘게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전체 계좌는 총 1250만개로 한 달 새 57만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최근 만기가 돌아온 예ㆍ적금 목돈이 4%대 금리를 보장하는 주택청약저축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한 달간 늘어난 신규 계좌당 평균 잔액은 190만원으로 월 납입 한도인 50만원을 훌쩍 넘었다.

현재 시중 은행이 취급하는 상품 중 연 4%대 이자를 보장하는 상품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유일하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입 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주택 청약을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부터 미성년자, 주택 소유자까지 고금리 혜택을 노리고 가입액을 늘리고 있다. 금리는 1년 이상 예치 시 연 3%, 2년 이상 예치 시 연 4.0%를 받을 수 있는데 가입 후 2년이 지나서 중도 해지하더라도 약정 이자율을 모두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또 만기가 주택 청약을 할 때까지여서 일반 적금보다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청약을 안 받으면 적금의 고금리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종합청약저축은 2009년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만능청약통장`으로 국민주택기금에서 관리하고,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농협은행은 별도 부담 없이 취급만 하고 있다.

*출처: 매일경제 배정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