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크게 오르자 출시 늦춰
10년간 연 3~3.5% 확정금리 검토

이달 선보일 예정이었던 ‘고정금리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다음달 초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우려로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자 은행들이 금리 결정을 늦추고 있어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최근 예금 담당자 회의를 열어 ‘다음달 초께 고정금리 재형저축을 동시에 출시하자’고 잠정 합의했다.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금리를 정한 뒤 금융감독원에 약관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회의에 참석한 대형은행 담당자는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예금 금리를 정하면 원래 예상보다 0.3%포인트가량을 더 줘야 한다”며 “나중에 시장금리가 다시 내려가면 은행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 추이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번 정하면 금리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과거 금리 추이와 앞으로의 경제 동향을 면밀히 살펴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고정금리 재형저축에 대해 최대 10년간 연 3~3.5%의 확정금리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무 7년 가입 뒤 3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최대 가입 기간 10년 중 첫 3년만 고정금리를 주는 기존 재형저축과 가장 다른 점이다.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개인사업자는 연 소득 3500만원)에 대해 14%의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조건은 기존 재형저축과 같다.

 사실 은행권은 그동안 고정금리 재형저축에 큰 관심이 없었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고정금리 재형저축 도입을 검토해달라’는 금감원의 요청에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월 출시된 기존 재형저축이 가입 뒤 3년간 연 최대 4.5%의 고금리를 약속한 덕에 첫 한 달간 133만 계좌를 유치하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투자자 사이에 ‘3년이 지나면 은행들이 금리를 크게 내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돼 인기가 급감하자 은행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이 고정금리 재형저축 출시의 막판 변수가 되면서 다소 지연됐지만 다음달 중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출시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재형저축보다 당장 금리가 낮더라도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위해 고정금리 재형저축에 가입하는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이태경 기자